good365 tip

 

[제목]글 쓰며 사는 삶
저자 : 나달리 골드버그
출판 : 페가수스
발매 : 2010.11.15
분야 : 글쓰기

 

나는 작가다

이제 막 글쓰기를 시작해서 한 페이지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쩔쩔매면서도 글 쓰는 사람이라고 소개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주저하지 말고 대담하게 말하라. “저는 작가입니다.” 쉬지 않고 글쓰기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 머릿속 이미지와 현실이 하나가 될 것이다. 나중에는 그 불일치를 알아차리지도 못하고, 두 번째 단락을 쓰는데 몰입한 나머지 글을 쓰는지 쓰지 않고 있는지도 의식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점점 글쓰기라는 먼 여정에 접어들게 될 것이다. 중요한 건 그뿐이다.

 

첫 생각

글쓰기 훈련은 최초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그 끈을 놓지 말라고 가르친다. 하지만 틈에 숨어있는 원숭이 마음을 우리를 통제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글을 쓰는 동안 머리 위에서 이걸 쓰면 안 돼라며 녹음기처럼 반복한다.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썼는지도 모른 채 글쓰기 훈련에서 빠져나온다. 팔과 어깨가 심장과 몸에 연결된 손으로 뭔가에 대해 쓰는 내내 원숭이가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원숭이 마음은 어떻게 해서든 머릿속을 파고들어와 우리가 못나고 지루하고 둔하고 무능력한 작가라고 속삭인다. 그 말을 들은 우리는 우리가 쓴 글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충고하곤 한다. “여러분이 쓴 글은 몇 주 후에 읽어봐야 진가를 알 수 있어야. 그래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거든요.” 그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의식은 야성의 마음을 그다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 자신의 작품을 읽는 것은 야성의 마음과 의식을 만나게 하는 기회가 된다. 이런 식으로 의식과 무의식이 만날 때 우리는 완전해진다. 두 의식이 영역다툼을 벌이지도 않는다. 따로 떨어져 있는 두 길이 만나는 곳에 수용과 평화와 화해가 있다.

 

소리 내어 읽는 것

자기가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은 중요하다. 글쓰기 모임에서 나는 수강생들에게 글을 쓰게 한 다음 즉시 그것을 전체에게 또는 바로 옆 사람에게 읽어주게 한다. 이것도 글쓰기의 한 과정이다.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그 글은 공책 안에서 상처럼 부패하게 된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지만 글을 소리 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부패를 막을 수 있다.

 

연습

누군가의 입장에서 가 되어 그들의 내면에 들어가 그들의 꿈을 꾸는 것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마치 내가 다른 사람의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간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훈련은 소설이나 희곡, 단편소설을 쓰는 사람들에게 특히 도움이 된다. 작가는 자기 등장인물들의 마음속에 깊이 들어가 보는 것이 좋다. 그렇게 그들을 잘 알아야 한다. 내가 아는 한 작가는 소설을 시작하기도 전에 그 소설의 등장인물들이 꾸는 꿈을 써본다고 했다. 작품 속에 그 꿈의 내용이 반영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작가로서 등장인물들에게 몰입하는 데에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고난의 첫 해

글을 쓰기 시작한 첫 해에는 일필휘지로 써지지 않는다는 얘기를 그녀에게 해주고 싶었다. 신나는 기분도 거의 들지 않는다. 오히려 끝없이 펼쳐진 막막한 사막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분명한 형체를 찾은 것 같다가도 이내 신기루가 된다. 모든 것이 공허하다. 무엇을 쓰든 길게 써지지가 않는다. 손에 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 같기만 하다. 하지만 이는 작가에게 매우 유익한 시련이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 그런 무력감이 거의 일 년 내내 계속된다. 물론 일 년이 지난 후에도 그런 증상이 종종 당신을 찾아와 시험에 들게 하겠지만, 첫 해를 잘 이겨내고 나면 어느새 몸에 배고 적응이 돼서 당신을 쓰러뜨릴 정도로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게 될 것이다.

 

글 쓰는 게 힘들어질 때면 속으로 이렇게 중얼거린다. “실패만 아니면 돼.” 글쓰기의 유일한 실패는 글쓰기 자체를 그만두는 일이다. 그게 바로 실패다. 글쓰기를 그만둔다는 건 자신의 투정을 긍정하는 것과 같다. 그러면 안 된다. 세상이 당신에게 소리치든 말든 신경 쓰지 말고 내면의 세계를 단단하게 구축하라.

 

불필요한 단어

*왜냐하면

글을 쓸 때 무언가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냥 서술하면 된다. ‘이유가 아니라 무엇을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냥 병렬식 문장들이 스스로 말하게 하라. 문장들을 하나하나 이어 적다 보면 그것 자체로 긴장감이 생겨서 다음 문장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나는 가게에 갔다. 왜냐하면 살게 있었기 때문이다 -> 나는 가게에 갔다. 살게 있었다.

나는 그녀를 미워한다. 왜냐하면 그녀가 못됐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를 미워한다. 그녀는 못됐다.

 

* 아주

이미 한 말을 강조하는 역할을 하지만 보통 대는 거의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주는 그 뒤에 오는 단어의 힘을 약화시킨다.

 

그 소년은 아주 소심했다 -> 그 소년은 소심했다 가 더 직접적인 문장

 

*정말

정말이라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은 마음 한 구속에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정말내 말에 집중하게 만들려고 한 것이다.

 

글쓰기 연습의 원칙

1. 손을 계속 움직여라 

10분이든 한 시간이든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았다면, 절대 멈추면 안 된다. 10분을 마음먹고 글을 쓰다가 8분쯤 지났을 때, 발 앞에 폭탄이 떨어지더라도 꼼작해서는 안 된다. 시간을 다 채울 때까지 써야 한다. 왜 그래야 할까? 글을 쓰는 동안, 우리 안에는 감독과 창작자가 공존하게 된다. , 한쪽은 글을 쓰는 창작자의 손이고, 다른 한쪽은 글을 고치는 감독관의 손이라고 해보자. 이제 두 손으로 깍지를 껴보자. 이것이 우리가 글을 쓰는 동안 벌어지는 일이다.

창작자 손을 계속 움직이게 하면, 감독관 손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 그러면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게 된다. ‘손을 계속 움직여라라는 원칙은 창작자 손에게 힘을 실어주고 감독관 손이 끼어들지 못하게 하기 위해 필요하다. 이 원칙은 글쓰기 훈련을 위해 다른 무엇보다 중요하다.

 

2. 억제하지 말라.

말하고 싶은 걸 말하라. 글의 내용이 정확한지 겸손한지 적절한지를 걱정하지 마라. 그냥 뱉어내라.

 

3. 구체적으로 쓰라. 

자동차라고 하지 말고 캐딜락이라고 하라. 과일이 아니라 사과라고 하라. 그냥 새가 아니라 굴뚝새라고 하라. ‘동반 의존적인 신경과민의 남자라고 하지 말고 해리라는 사람은 아내가 담뱃불을 붙이러 가스레인지로 가는데 그녀가 사과를 먹으려는 줄 알고 냉장고로 달려가는 남자라고 구체적으로 써라. 대중심리학의 꼬리표를 붙이기보다는 그 꼬리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대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해야 한다.

 

4. 생각하지 마라.

우리는 흔히 뭔가를 조고 처음으로 퍼뜩 떠오르는 생각보다는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생각의 영역에서 산다. 첫인상을 무시하지 말라. 글쓰기 훈련이 그 첫 번째 생각에 접속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그냥 연습에 집중하고 다른 것들은 모두 잊어버려라.

 

레이몬드 카버는 <>에서 자신은 단편소설의 첫 문장을 쓰고 나면 나머지는 다 쓴 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이를 그가 시적으로 표현한 것이 한 줄을 쓰고 나서 다음 줄 그리고 다음 줄이다. 이제 당신 안에서 나오는 한 문장을 써보라. 너무 까다롭게 고를 필요는 없다. “8월의 어느 화용일, 내 삶과 사랑에 빠졌다.” 같이 단순한 문장도 괜찮다.

 

이제 계속해서 다음 문장을 적고, 또 다음 문장을 써라. 바로 다음 문장이 아닌 훨씬 뒤의 문장은 생각하지 마라. 지나간 문장도 되돌아보지 마라. 그냥 이야기를 엮어가라. 한 문장씩 더하면서 이야기의 구성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가듯 문장들을 종이에 적어라. 다만 한 문장 한 문장 진실함을 유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