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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지 않는 늑대
저자 : 팔리 모왓
출판 : 돌베개
발매 : 2003.07.14
분야 : 에세이

 

언제부터 우리에게 늑대에 관한 이미지가 만들어졌는지 모르겠다. 영화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늑대는 늘 포악하다. 피에 대한 굶주림으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고 호시탐탐 달려들기를 기다리는 그런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그래서 늑대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저자 팔리 모왓은 50년 동안 환경과 동물에 관한 글을 써왔다. 유년 시절부터 자연 세계와 동물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졌고 서로 교감하면서 살았다. 특히 수차례 북극을 찾아가 머물렀던 경험은 자연과 서로 공존하며 살아가는 에스키모와 인디언들에게 따뜻한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이 책은 그가 늑대와 순록을 연구하는 생물학자로서, 캐나다 연방 정부 소속으로 늑대에 대해 조사하던 1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다. 당시에도 늑대에 대한 잘못된 소문만 무성했다. 인간을 공격하고 순록의 개체수를 급격하게 줄어드는 원인으로 지목된 늑대에 대한 불만사항이 많아지자 제대로 된 늑대에 관한 연구가 필요했다.

 

하지만 저자가 가까이에서 지켜본 늑대는 상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일부일처제로 무엇보다 가족적이었다. 동굴 속에 생활하며 무엇보다 새끼들을 키우기 위해 헌신적이었다. 사냥한 음식을 게워내며 먹일 뿐 아니라 함께 즐겁게 장난을 치기도 하고 늑대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를 안으며 애정을 표현하기도 했다.

 

다른 늑대와는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면서 교류를 하며 정보를 전달하고 부모를 잃은 새끼는 무리 안에서 아버지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아 하며 다 거두어 키웠다.

 

또한 늑대의 사냥에 대해서도 잘못 알고 있음을 알았다. 순록은 늑대가 옆을 지나가도 도망가지 않았다. 아무리 새끼 순록이라도 늑대보다 빨리 달리기 때문에 잡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신 늑대는 순록 무리를 추격하면서 순록이 건강한지 잘 달리는지 확인을 해보고 건강하면 포기를 했다. 

 

즉 늑대는 순록 중에서도 병들거나 약한 놈을 골라서 잡았다. 만약 늑대가 없다면 순록 역시 나약함이 퍼져서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한 에스키모인의 말처럼 그들은 서로에게 먹히고 먹으면서도 서로를 위하는 공존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배가 고프지 않으면 절대로 이유 없이 죽이지도 않았고 쥐를 즐겨먹는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결국 서로 공존하는 이 방식을 깨트린 것은 인간이었다. 북극 툰트라 지대에 추정상 2만 마리 정도와 늑대와 순록 등이 있었지만 거의 멸종되다시피 되었다. 사냥을 즐기는 인간들과 자원을 착취하는 인간들이 이 지역으로 들어와서 고갈시킨 것이다. 

 

대부분 재미로 동물들을 죽인다. 총으로도 쏘고 비행기를 몰아서 대규모로 죽이는 것도 부족한지 약품을 살포하기도 했다. 돈이 된다고 하면 사냥 여행까지 만들었던 정부 책임자 탓도 있음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에도 아프리카에 많은 동물들이 이런 방식으로 죽음을 당하고 있으니 시급히 보호가 필요한 사항이다.

 

정부의 사냥 관리 책임자들, 알아서 챙기는 정치꾼들, 큰 사냥감 공급을 촉진하는 일에 열심인 자칭 보호 단체들의 부정한 음모가 성공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생명을 사고파는 이런 인간들의 음모에 대한 가장 결연하고 타협 없는 저항만이 지구 상의 생명에 대한 또 하나의 중대한 잔학 행위를 막을 수 있다. 늑대를 멸종시키는 범행을 막아야 한다. (9p)

 

저자는 자신이 지켜보며 연구했던 늑대의 진짜 모습을 보고했지만 당시 위험한 야수라는 이미지에 굳은 사람들은 이 말을 믿지 알았다. 저자는 이 이야기를 통해 늑대에게 느끼는 분노와 두려움은 인간적 자존심을 우습게 만들어버린 짐승에 대한 우리의 적개심이라고 말했다. 

 

또한 늑대와 순록을 죽이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정작 피에 굶주린 야수는 다름 아닌 우리 인간들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우리의 죄 때문에 늑대가 희생된 것이다. 얼마나 더 많은 동물들이 희생되어야만 끝이 날 수 있을까? 책을 통해 정이 들었던 이 늑대 가족이 어딘가에 살아 있기를 바래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