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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장 낮은 데서 피는 꽃
저자 : 이지성
출판 : 문학동네
발매 : 2013.03.26

 

인구의 80%가 극빈층에 속하는 필리핀에서도 더 열악한 곳이 세계 3대 빈민 도시 중 하나로 불리는 톤도라는 곳이 있다. 거대한 쓰레기 산을 형성한 곳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판잣집 수 만채가 있는 곳. 온갖 범죄가 일어나는 우범지대. 방 하나에 여덟 식구가 살면서 한꺼번에 다 누울 수도 없고 경제적 무력감에 빠진 아빠들은 알콜 중독에 빠지고 엄마들은 도박을 하면서 아이에게 관심을 주지 않는 그곳에서 거대란 변화가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그 시작에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김숙향교사는 필리핀에서 고아나 버려진 아이들을 위한 선교 사역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다짐은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남자를 만나면서 바뀌게 되었다. 온몸이 문신으로 새겨진 전과 34범의 사형수.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하는 이 남자를 만나 부부가 되면서 그들은 톤도를 변화시킬 교육센터를 열게 되었다.

 

톤도의 환경은 도저히 아이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는 방학이 싫고 수업이 끝나도 집에 좀처럼 집에 돌아가려 하지 않는다. 어떤 수업시간에도 웃음이 넘치고 활력이 넘치고 서로 발표를 하려고 한다. 필리핀 정부로부터 지원은커녕 격리되고 무시를 당하면서도 원망보다는 다시 태어나도 이곳 톤도에서 태어나고 싶다고 아이들이 말하는 이상한 곳이다.

 

그럼 우리나라의 아이들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 수업시간에 많은 아이들이 잠을 잔다, 학교 폭력의 수위가 갈수록 심해지고 학교 가는 것이 괴롭다. OECD 회원국 중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지만 청소년 자살률도 1위이다. 학교 친구는 내가 밟고 일어서야 할 경쟁자라고 교육을 받는다, 학교의 미래인 아이들은 더 이상 행복과 희망을 얘기하지 않는다,

 

 

이 두 곳의 차이점은 교육철학이다.

 

톤도 교육센터의 교육철학은 크게 첫 번째, 배움의 기회에서 차별을 주지 않는다,

공부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과의 차별을 주지 않고 모두에게 끝없는 기회를 주면서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다

 

둘째, 우등생이 아니라 인간을 만든다. 중요한 점이다,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를 교사의 집에까지 데리고 와서 아이의 태도가 좋아질 때까지 함께 살면서 인간으로 성장시키려 노력한다.

 

셋째, 동반성장 학습을 교육 철학으로 삼는다. 어떤 일이 생기든 학생을 탓하지 않고 오히려 학생이 만드는 모든 문제는 교사와 센터 그리고 사회의 문제라고 생각해서 함께라는 단어를 강조한다.

 

이런 교육이 가능한 것은 모두 사람에게서, 즉 김향숙교사에서 출발하여 톤도교육센터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과 열정이 쓰레기 속에서도 아이들이 아름답게 피어날 수 있도록 만드는 원동력이다. 교사들의 가르침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낯설기도 하다.

 

교육이란 결국, 사랑의 완성을 위한 끝없는 노력이다. 교사와 부모안에 붉은 사랑이 있고, 아이들이 그 간절한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그게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교육이다, 톤도 교육센터에 있는 모든 교사는 진심으로 아이들을 사랑한다. 교사가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학생을 사랑하는 마음이다.(199p)

 

실제로 교사로 활동하는 살로나 우바스는 필리핀 최고의 명문 대학교를 졸업이라는 기적을 만들었으면서도 대기업의 입사제의를 물리치고 자신이 살던 톤도로 다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개천에서 용이 났지만 승천하지 않고 다시 개천으로 돌아온 것이다.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공부를 해서 그 가난을 돌아보지 않는 것을 당연시까지 하는 정서에는 전혀 바보같은 알 수 없는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톤도의 교육이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이다. 나 하나만이 아닌 모두를 강조하면서 다른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는 더 큰 소망을 위하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결코 다른 사람과 경쟁하고 밟아야만 내 행복과 미래가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런 교사의 사랑으로 아이들이 변화되자 지금까지 술과 도박에 빠져 있던 부모들도 변화가 시작했다. 더 이상 절망이 아니라 아이들의 미래와 행복을 나아지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다. 사람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한다. 그것만이 오늘의 현실을 받아들이고 움직일 수 있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불가능을 말할 때 한 사람의 행동이 꿈을 심고 지역을 바꾸는 변화로 이어졌다. 어쩌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그것은 톤도의 상황이지 우리나라 교육에는 맞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생각이 여전히 존재할 수도 있다. 아이들을 공부에만 내 모는 경쟁은 그대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희망을 꿈꾸지 않는 곳도 미래도 없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우리나라도 조금씩 바뀌어가야 한다,

 

저자 이지성작가는 톤도의 교육을 보여주는 이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치관의 변화가 오리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교육의 뿌리는 깊고 복잡해서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톤도에서 더 많은 용들이 나와야 한다. 알면서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용들의 탄생을 지켜볼 때 그때서야 움직이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 책은 그 변화의 씨앗을 세상에 뿌렸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