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가족이 그래? <고령화 가족> 천명관
무슨 가족이 그래> “씨발, 무슨 가족이 그래?” 상고를 졸업하고 정수기 회사에 나간다고 했지만 사실은 룸살롱을 다녔다며, 왜 그때 눈치를 채고 있었으면서도 모르는 척했냐며 미연은 가족들 앞에서 오열합니다. 그녀의 말처럼 이 가족은 일명 콩가루 집안으로, 이놈의 집구석엔 멀쩡한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소설의 ‘나’ 오인모는 마흔여덞에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되어 엄마의 집으로 들어옵니다. 십이 년 전 만든 데뷔작 영화가 일주일 만에 막을 내려 참패하고 그해 최악의 영화로 선정된 후 더 이상 기회가 사라진 그의 인생은 회복할 수 없는 내리막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집에는 누구하고 싸우다 죽든 술 처먹고 차에 치여 죽든, 자신의 인생에서 사라지기만을 원했던 형이 이미 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무수하게..